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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싸움

문경여행 -2 (눈싸움) 눈이 온 문경STX리조트, 그 눈 위로 우루루 쏟아져 나왔다. 당연히 그냥 있을리 없다. 보드라운 눈은 이내 가벼운 흉기로 변하기 시작한다. 뒤를 보이기가 무섭게 그대로 뭔가가 날아와 몸을 두드려 댄다. 시린 손을 호호 불면서도 표정은 밝다. 이 순간 만큼은 추위를 느낄 수 없다. 그저 신났다. 상대가 괴로울수록 나의 즐거움은 몇 배로 뻥튀기가 되어 돌아온다. 온 몸으로 눈을 느낀다. 모자의 색깔조차 다른 색으로 물들고 말았다. 어느덧 밧데리는 방전이 되어버리고,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결국, 커다란 눈뭉치 하나로 휘날레를 장식하면서 눈과의 놀이는 끝이 났다. 가만히 지켜보니, 단순히 눈만 뭉쳐지는 것은 아니었다. 모두의 마음도 그랬다. 그리고 그 덩어리속에 든 것은 오로지 즐거움 뿐이었다. .. 더보기
문경여행 -1 문경 리조트로 향하는 길에 생전 처음으로 남겨 본 발자국. 속리산 법주사의 일주문 앞이다. 법주사의 대웅전을 참배하고 나서 포즈를 취했다. 그것도 잔뜩 의식된 표정으로... STX리조트 내, 복도의 희미한 조명아래... 지난 크리스마스 때에는 선물이 없었다. 그 생각 때문일까. 잔뜩 굳은 얼굴이다. 소심한 마음에, 로비에 앉아봐도 서운함은 가라앉지 않고... 흰 눈 앞에서야 비로소 밝아진다. 새하얀 눈을 봤으니 눈사람 하나 정도는 만들어 줘야겠고... 당연히 눈싸움도 빠질 수 없다. 문경새재에 위치한 옛길박물관에서의 인증샷. 더보기